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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텐 아시아 강명석 편집장이 전하는, [Catch Me]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 (12.09.26)

600지기 2022. 3. 15. 19:35

 

텐 아시아 강명석 편집장이 전하는, [Catch Me]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어떤 사람들은 '에스엠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에스엠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의 가수들을 좋아하도록 타고난 유전자 말이다. 물론 농담이다.  

하지만 동방신기는 데뷔 무대부터 엄청난 환호를 보내는 팬들을 모았다. 슈퍼주니어는 일본에서 제대로 활동하지 않은 채 도쿄돔에  

11만 관객을 불러들였다. 에스엠이 [에스엠 타운] 공연에서 퍼포먼스의 하나로 전 세계 팬들을 국민으로 설정한 가상국가 선포식을 한 것은  

그들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과 같다. 모든 사람들에게 호감의 대상은 아니다. 대신 에스엠의 아이돌을 접한 누군가는 열광적인 팬이 된다.  

수천에서 수만까지, 전 세계 어디든 SM의 공연에 기꺼이 푯값을 치를 팬들이 있다.  


글 | <텐 아시아> 강명석 편집장

 

 

 

 

#1. 에셈의 코어, 동방신기

 

 

 

동방신기는 이 나라의 코어다. 'Rising sun'부터 '왜'까지, 동방신기의 노래와 퍼포먼스는 한국 대중음악의 트렌드와 거리가 있었다.  

노래는 이른바 '후크송'이 유행할 때도 복잡하고 강렬했고, 퍼포먼스는 쉽게 따라 추는 대신 집중 감상을 요구한다.  

'왜'의 후렴구인 'Keep your head down'을 부를 때,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은 댄서들이 머리를 숙이도록 조종하는 동작을 한다.  

음악만 들으면 그 의미를 알 수 없다.  

노래와 무대 위의 퍼포먼스를 더해야 한 곡이 완성되는 에스엠 특유의 스타일. 줄여서 SMP.  

 

동방신기는 SMP의 원형을 가장 그대로 유지한다.  

가볍게 보고 즐기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대를 보고, 몰입할 수 있어야 팬이 된다.  

그 결과 동방신기의 팬덤은 에스엠 안에서도 가장 열광적이고, 가장 크다.
가장 매니악하면서도 가장 거대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 그룹.  

 

새 앨범 [Catch Me]의 'Catch Me'는 동방신기가 팬덤 밖 사람들을 향해 벌이는 전쟁 같다.  

'Catch Me'의 전주는 50초에 가깝고, 비장한 전반부와 경쾌한 리듬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로 나뉜다.  

1절의 후렴구 뒤에는 2절 대신 갑자기 비트를 바꾼 새로운 파트가, 2절 뒤에는 후렴구가 아닌 새로운 멜로디가 더해진다.  

4분 38초의 곡에서 'Catch Me'를 반복하는 기억하기 쉬운 후렴구는 단 두 번 등장한다 

 

 

 

#2. 감상용 퍼포먼스 음악의 완성

 

 

 

대중음악으로서는 너무 복잡한 구성일 수도 있다.  

하지만 [Catch Me]의 복잡한 구성은 오히려 '보는 음악'으로서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곡의 복잡한 구성이 오히려 무대 위에서는 마치 뮤지컬 안무처럼 기승전결의 전개를 뚜렷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전주에서 거울처럼 서로의 동작을 맞추던 두 멤버는 1절이 시작되면 양쪽으로 나눠 다른 동작을 보여주고, '합체'과정을 거쳐 후렴구에서  

함께 춤을 춘다. 인트로에서는 두 사람만 하던 동작을 곡의 마지막에서는 모든 댄서가 춘다.  

 

곡으로만 들었을 때는 복잡하게 느껴지던 1절 후렴구 뒤의 새로운 파트는 무대 위에서는 동방신기와 댄서들이 모여 마치 거대한 용 같은 모양을  

만들어낸다. 이 부분은 2절 뒤에 더욱 거대한 모습으로 확장된다.  

'왜'에서 댄서들은 멤버들을 중심에 놓고 함께 군무를 추고, 때로는 두 사람이 조종하는 마리오네뜨처럼 움직인다.  

반면 'Catch Me'에서 그들은 멤버들과 달리 앉아 있거나, 두 사람의 그림자처럼 그들의 동작을 돕기도 한다.  

 

'왜'의 백댄서는 두 사람인 멤버를 여러명으로 늘린 것처럼 행동하며 무대의 여백을 없애고, 군무를 바탕으로한 동방신기 특유의 느낌을 유지했다.  

그리고, '왜'를 지나 발표한 'Catch Me'는 댄서들을 무대 위의 움직이는 배경으로 만들고, 동방신기와 댄서가 결합해 하나의 큰 그림을 연출한다. 

 
'Catch Me'에서 음악은 퍼포먼스를 위한 시나리오에 가깝다.  

음악보다는 무대를 볼 때, 그리고 그 무대를 처음부터 끝까지 보면서 동방신기와 댄서들이 만들어내는 전체적인 그림을 볼 때 'Catch Me'의  

의도가 더욱 명확하게 보인다.  

정교한 테크닉으로 이어진 동작과 동작들이 처음에는 두 사람의 춤으로 시작했던 무대를 후반에는 사람의 힘만으로 무대를 꽉 채운 거대한  

그림이 등장하고, 심지어는 두 멤버가 공중에 떠 있는 스펙터클을 만들어낸다.  

 

사람의 힘만으로 무대 위의 매순간마다 만들어내는 극적이고 강렬한 인상이야말로 동방신기가 전달하고 싶은 무엇일 것이다.  

문자 그대로 감상용 퍼포먼스 음악. 그것이 'Catch Me'다. 취향의 오호에 따라 판단이 갈릴지라도 말이다. 

 

 

 

 

 

'Catch Me'의 곡에 동원된 요소들이 지금 대중음악 시장의 트렌드를 어느 정도 따른 것은 호오가 갈릴 수밖에 없는 특징을 보완하기 위한  

절충처럼 보인다. 'Catch Me'는 전 세계의 메인스트림이라 할 수 있는 일렉트로니카를 기반으로 인트로의 후반에는 셔플댄스를 춰도 될 만큼  

신나는 리듬을 등장시킨다.  

 

'Catch me, Catch me'를 반복하는 후렴구 멜로디는 동방신기의 타이틀 중 가장 쉽고 단순하다.  

동방신기의 무대를 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이라도, 일단 귀에 쉽게 파고들 수 있는 멜로디다.  

 

또한, 복잡한 구성은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를 바탕으로 매끈하게 봉합된다. 

2절 뒤에 후렴구가 등장할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다른 멜로디로 전환되는 것은 기술적인 면에서 흥미롭다.  

내용물은 복잡하고 치밀하며, 비장할 정도로 무겁다.  

하지만 그것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식은 지금의 트렌드를 어느 정도 감안한다. 

  

'Catch Me'에 이은 '인생은 빛났다'는 크리스 브라운, 비욘세 등과 함께 작업한 프로듀싱팀 언더독스가 만들었다.  

하지만 이 곡에는 언더독스의 트렌디한 리듬 위에 비장하다고 해도 좋을 일렉트릭 기타 연주와 동방신기의 춤을 보여주기 위한 브레이크 파트가  

들어간다. 동방신기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와 밀접한 프로듀싱 팀의 곡에서도 그들의 스타일을 유지하려 한다.
 

 


#3. 동방신기가 할 수 있는 것
 

 

 

그래서, [Catch Me]는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큰 상업적 성공을 거둔 회사가 그들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드러낸 앨범이다.  

에스엠은 이제 그들의 SMP를 어떤 트렌드 안에서든 보여줄 수 있다.  

보편적인 관점에서 보면 이상한 음악일 수도 있다. 전달하는 감성 자체는 요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

다만 소녀시대의 'Gee'같은 몇 번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에스엠, 그중에서도 동방신기는 대중을 한 번에 사로잡는 노래로 승부하지 않았다.  

대신 시작부터 열광적이었던 팬덤을 바탕으로, 대중의 일부를 조금씩 팬으로 흡수했다. 모든 대중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신 'Catch Me'가 뿌려놓은 어떤 대중적인 포인트에 잡힌 사람은 'Catch Me'의 무대를 몇 번이고 돌려볼 팬이 될 가능성이 생길 것이다.

'Catch Me'는 에스엠이 H.O.T.의 '전사의 후예'부터 꾸준히 추구해온 어떤 스타일의 음악과 무대를 높은 기술적 완성도로 구현했다.  

 

좋아하든 싫어하든, 이런 독특한 취향의 '보는 음악'을 이 수준으로 소화할 팀은 전 세계에 동방신기밖에 없다.  

 

그것이 지금 동방신기, 그리고 에스엠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일 것이다. 

 

(네이버 뮤직 - 텐아시아 강명석 편집장)


(원문 : http://music.naver.com/promotion/specialContent.nhn?articleId=3323)